5만원짜리 새 지폐가 오는 6월 발행돼 유통된다. 한국은행이 25일 공개한 5만원권 지폐는 문화 · 예술적 측면이 강조되고 일반인들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위조 감별 장치가 강화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은은 초상 주인공 신사임당의 여성 이미지와 더불어 문화예술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앞면 신사임당 초상은 생존 당시인 조선 중기의 두발 복식 등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별도 제작됐으며 온화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또 앞면 보조 소재로는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묵포도도(墨葡萄圖)'와 '초충도수병(草蟲圖繡屛 · 보물 제595호)' 중 매화 가지 그림이 사용됐다. 5만원권 지폐의 크기는 가로 154㎜,세로 68㎜로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 가운데 가장 크다. 국내 지폐들은 세로 길이는 같고 가로 길이가 액면 금액 순서대로 6㎜씩 커진다. 5만원권 색상은 따뜻한 색조인 황색으로 했다. 일각에선 황색의 5만원권과 주황색 계열 5000원권의 구별이 쉽지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5만원권 지폐에는 첨단 위조방지 장치가 들어가 일반인들도 쉽게 식별할 수 있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지폐 중앙 왼쪽 편에 부착된 '입체형 부분노출 은선'은 청회색의 특수 필름 띠로 제작된 첨단 기법으로 상하로 흔들면 태극 무늬가 좌우로 움직인다. 지폐 왼쪽 끝부분에 새겨진 '띠형 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바뀌면서 태극과 한반도 지도,4괘 등 세 가지 무늬가 차례로 나타난다.

한은은 6월부터 5만원권 지폐가 일상 생활에 사용되면 편의성이 높아지고 사회적 비용도 줄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내황 한은 발권국장은 "현재 시중에 풀려 있는 26조원 이상의 1만원권 중 40%가 5만원권으로 대체될 것이며 10만원권 수표 감소에 따른 효과만도 28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 은행들이 5만원권 유통에 맞춰 현금 입출금기(CD,ATM)를 교체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다. 한은은 기존 기기를 업그레이드하면 되고 전면 교체할 필요가 없으며 불황기 내수 진작에도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 · 장기적으로 5만원권의 유통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4만8000원짜리 상품이 5만원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으며 경 · 조사비도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더불어 '검은 돈'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