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이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 차원에서 대졸 신입사원 연봉을 삭감하기로 합의한 25일 삼성, LG 등 주요 그룹들이 구체적인 임금 삭감 폭을 내놓고 동참 의사를 밝히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직 삭감 폭을 정하지 못한 현대·기아차, 포스코 등 주요 그룹들도 큰 틀에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노사협의 등 세부 절차를 거쳐 확정하기로 했다.

그룹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3천만 원 안팎인 대졸 초임은 10~15% 삭감했을 때 2천700만~2천900만 원 안팎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삼성은 계열사별로 10~15% 정도 초임을 삭감하기로 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초임을 삭감해서 발생하는 여력은 고용안정에 활용하겠다.

고용안정은 지금 있는 사람을 내보내지 않는 것 등을 포함해서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세부계획을 만드는 중이어서 답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현재 계열사별로 투자 및 고용 계획을 수립 중이며, 3월 중 세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도 이날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대졸 신입사원 초봉을 5∼15%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큰 틀에서 동의하며 구체적인 삭감액이나 적용 시기 등은 추후 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미 임원 연봉 10% 반납과 직원 임금 동결을 선언한 포스코는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며, 구체적 삭감폭 등의 문제는 노사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두산그룹도 고용안정을 위해 대졸 초임 연봉을 낮추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삭감 규모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업종별로 대졸 초임 수준이 달라 나중에 따로 30대 그룹 업종별로 모임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회의 결과에 따라 삭감 규모를 정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대졸 초임 삭감으로 추가 채용한 인원은 신규 서비스 인력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라며 "구체적인 임금 삭감 폭은 향후 그룹 관련부서가 협의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신입사원의 연봉을 줄여 일자리를 나누자는 전경련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신입사원 공채가 올 7월 예정이라 그전까지 확정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졸초임 삭감이 신규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그룹 관계자는 "일자리 나누기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 고용 상황을 유지하기도 벅차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며 "신입사원들의 사기 문제도 있고 노사 협의 등 세부적으로 풀어야할 문제가 많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