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대외채무 중 유럽계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유럽발 금융위기가 현실화돼 서유럽 은행들이 자금회수에 나설 경우 국내 금융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이 파악한 작년 9월 말 기준 전세계 외채 중 국내 외채규모는 3천662억 달러에 달하며 이중 2천93억 달러(57%)가 유럽계 은행의 자금인 것으로 조사됐다.

BIS가 조사한 국가별 대외채무는 정부, 금융회사, 기업의 채무와 외국인 채권투자 규모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유럽은 유럽계 은행 채무비중이 90%에 달하고 신흥국가 평균은 4분의 3 수준"이라며 "우리나라의 유럽 채무비중은 높은 편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신흥국의 총 대외채무는 4조5천930억 달러로 이중 73%인 3조3천690억 달러가 유럽계 은행에서 차입한 것이며 미국계는 4천750억 달러로 10.3%, 일본계는 218억 달러로 4.8%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럽계 차입비중은 아시아 주요국에 비하면 높은 편이었다.

중국은 총외채 2천998억 달러 중 1천424억 달러(47%), 대만은 1천127억 달러 중 662억 달러(55%), 말레이시아는 1천119억 달러 중 483억 달러(43%), 인도네시아는 737억 달러 중 360억 달러(49%)를 유럽에서 빌렸다.

금융당국은 동유럽발 위기가 가시화될 경우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차입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