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환율 일제히 강세 전환

폴란드,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 4개국 중앙은행은 23일 세계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환율 지지를 위해 공동보조를 맞추기로 합의했다.

이번 발표가 나온 후 폴란드 즐로티, 체코 코루나, 헝가리 포린트, 루마니아 레이 등 이들 국가의 통화는 유로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구르 아사레스쿠 루마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부쿠레슈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4개국 중앙은행들이 환율 급등락의 영향에 관한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최근 환율은 펀더멘털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헝가리 중앙은행의 안드라스 시모르 총재도 부다페스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한 주동안 4개국 중앙은행들이 수차례에 걸쳐 환율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지금까지 합의된 것은 이것이고 앞으로 어떤 합의가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또 폴란드 중앙은행의 슬라보미르 스크르지펙 총재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폴란드의 거시경제적 상황으로 볼 때 이런 정도의 즐로티화 약세는 온당치 않다"면서 "향후 정보 교환과 의견 조율을 통해 공동보조의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유럽 경제는 세계금융위기에 다른 수출감소와 실업률 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헝가리는 지난해 10월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요청했었다.

이번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공동으로 `환율 방어'에 대한 의지를 공동으로 천명하면서 즐로티, 코루나, 포린트화는 유로화에 대해 일제히 3%대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레이화도 소폭 절상됐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