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처리문제를 자문해주고 있는 미국 재무부의 자문 법무법인들이 이들 '빅2'의 파산보호 신청에 대비해 사상 최대규모의 파산금융 자금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GM과 크라이슬러가 필요로 할 경우에 대비해 은행과 여타 금융회사들을 상대로 400억달러 규모의 'DIP(Debtor-in-possession)' 대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DIP 대출은 기업 파산보호 신청 후 회생을 모색하기 위해 지원되는 자금으로, 이중 일부는 정부가 이들 2개 업체에 지원한 174억달러를 상환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재무부 자문업체들은 씨티그룹이나 JP모건체이스 등과 같은 대형 금융업체들을 대상으로 자동차업체에 대한 파산금융 지원에 동참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이런 파산금융이 금리가 높고 다른 채권에 비해 선순위임에도 불구하고 대출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우려해 극도로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관리들은 이들 2개 자동차 업체를 파산절차에 의존하지 않고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번 파산금융 준비는 정부 자문업체들의 의무에 따라 준비되는 것일 뿐 파산금융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 2개 업체의 처리문제에 간여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의 관리들은 "현재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파산 보호신청(챕터 11)도 진지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파산가능성의 언급을 극도로 꺼리던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는 GM이 조만간 파산법원의 관리하에서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 정부와 협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