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금난에 처한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파산을 전제로 400억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인터넷판을 통해 미 재무부 외부 자문역들이 GM과 크라이슬러가 필요할 경우 40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대출(bankruptcy loan)을 지원하기 위해 은행들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와 관련한 초기 작업으로 정부가 보증을 서주거나 손실을 보장하는 DIP(Debtor-In-Possession)금융을 민간 은행들이 두 회사에 지원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DIP금융은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들에 회생용으로 지원하는 자금이다. 다른 채권자들보다 최우선적으로 상환받을 수 있다. DIP금융 시장은 지난해 말까지 꽁꽁 얼어붙었다가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재무부 외부 자문역들은 최근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에 DIP금융 지원에 참여토록 유도해왔다. 대안으로 70개 다른 은행들도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자 등 대출 조건과 대출 기간 등도 논의되고 있다.

WSJ는 릭 왜고너 GM 회장이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DIP금융에 대해 정부와 아직 광범위한 논의를 하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파산보호 신청시 회생자금을 지원받는 방안을 논의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고 덧붙였다.

GM과 크라이슬러는 정부의 금융권 구제금융 자금에서 총 174억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 GM은 이 가운데 지금까지 134억달러를 받았다. 지난주 재무부에 구조조정안을 제출하면서 총 3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크라이슬러는 그동안 정부에서 40억달러를 지원받았으나 50억달러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사가 요구하는 총규모가 DIP 총규모와 비슷한 400억달러인 셈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