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아시아 발언권 강화해야"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23일 이번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차관은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공동 주최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09' 학술대회 주제발표에서 "대부분 아시아국가는 태환성이 높은 통화가 없고 국제 안전망도 결여돼 있으며 2천500억 달러 규모의 IMF 자원도 충분치 않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G-20 국제금융질서 재편과 아시아의 시각'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통화스와프 확대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은 외환보유액 걱정 없이 경기부양에 집중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선진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체제 개편과 관련 "G-20(주요 20개국)이 신속한 결정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지만, 기구의 실효성은 속도보다는 참여도로 평가해야 한다"며 "G-20이 국제금융 체제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금융안정포럼(FS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주말 `아세안+3' 회의에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를 1천200억 달러로 확대했는데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하나의 보험보다는 2개의 보험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차관은 "이번 위기 극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흥국가 및 아시아 국가의 목소리와 미국.유럽의 목소리를 조화시켜 화합을 이루는 것"이라며 "이것이 이뤄지면 위기가 기회가 되고 새 국제 금융질서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세계 교역량이 크게 위축되면 낭떠러지로 치닫게 된다"며 "예기치 못한 이번 위기로 아시아가 큰 타격을 받고 있고 개방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는 선진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