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 미국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위원장은 "세계 경제가 대공황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볼커 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열린 '금융위기로부터의 탈출'이란 주제의 컨퍼런스에서 "해외 대부분 국가들의 산업생산이 미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지난 30년대 대공황 때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현재 광범위한 경제위기의 한복판에 놓여있다"며 "이런 위기는 과거 미국이 경험했던 전형적인 경기침체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80년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켜 명성을 얻은 볼커 위원장은 금융발전이 사회에 기여한 게 별로 없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산담보부증권보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더 많은 편익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금융사들이 위험한 자산에 과도하게 투자하면서 전체 사회를 위험에 빠트린 측면이 있다"며 "효율적인 규제책 등을 과감히 도입해 또다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