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의 고객 정보 공개를 둘러싼 논란이 스위스와 미국 간 외교 및 무역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스위스 법원이 20일 연방금융시장감독국에 대해 UBS의 미국인 고객 금융정보를 미 당국에 제공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고 현지 국영통신사인 ATS가 보도했다.

이번 법원 명령은 미 정부로부터 미국인 고객의 탈세를 조장한 혐의로 소송을 제기당한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가 미국인 부유층 고객 명단 일부를 미 당국에 넘기기로 한 이후 나온 것이다.

150년 이상 이어온 스위스 은행들의 경쟁력 원천인 비밀주의 훼손을 우려하고 있는 스위스 정부의 위기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UBS는 지난 18일 미 당국에 7억8000만달러 지불과 함께 250~300명의 미국인 고객 정보를 넘겨주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UBS는 미 정부가 지난 19일 두 번째 소송을 제기하면서 5만2000명의 정보를 추가로 넘겨달라고 요구한 것은 거부했다.

스위스 최대 정당인 'SVP'도 21일 UBS를 상대로 한 미 정부의 소송 제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