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채채무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08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한국의 순대외채무는 지난해 말 323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 말 239억7000만달러에 비해 83억7000만달러나 증가했다.

한국은 2000년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외국에 줘야 할 돈(대외채무)보다 외국으로부터 받을 돈(대외채권)이 더 많은 순채권국이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지난해 9월 말 순채무국으로 전락했고 연말에 그 폭이 더 커졌다.

순채무 규모가 지난해 4분기 중 늘어난 것은 대외채권의 감소폭이 대외채무 감소폭보다 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외국에서 빌려온 차입금 상환 등으로 대외채무가 450억달러 줄어든 데 비해 대외채권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에다 내국인들의 해외채권 매도 등이 겹쳐 534억달러나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채권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단기외채 역시 385억달러나 줄어 외채 상환부담을 덜어낸 측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단기외채는 1510억6000만달러로 3개월 동안 385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또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기업이 본사로부터 차입한 돈,선박 수출 선수금,환헤지용 해외차입금 등 상환부담이 없는 외채(1027억달러)를 제외할 경우 우리나라가 순대외채권국으로 바뀌고,순채권 규모도 704억달러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단기외채에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장기외채를 더한 유동외채는 1939억6000만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100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외채무에서 유동외채가 차지하는 비중도 51%로 전분기 말 54.7%에 비해 낮아졌다. 준비자산 대비 유동외채 비율 역시 96.4%로 전분기 97.1%보다 하락했다. 한은은 유동외채 가운데에서도 1년 내에 만기도래하는 선물환 관련 환헤지용 차입분 390억달러를 제외할 경우 유동외채 비율이 96.4%에서 77%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