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을 받은 월가의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달리 뮤추얼펀드 CEO들의 연봉은 예년보다 조금 줄어든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지난해 주식형펀드가 평균 마이너스 39%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이들 뮤추얼펀드를 운영하는 투자회사 CEO들의 연봉은 펀드 수익률 만큼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뮤추얼펀드 회사들의 경영진 보상 체계가 펀드 수익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펀드 자산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스턴 소재 뮤추얼펀드 회사인 '이톤 밴스'의 주식투자 책임자인 던컨 리처드슨은 지난해 370만달러의 보수를 받았다.

그의 보수는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됐다.

이는 1년전보다 20% 줄어든 금액이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30개의 뮤추얼펀드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벤치마킹 지수나 다른 펀드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고 회사 수입도 2% 정도 늘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115개 뮤추얼펀드를 운영하는 '프랭클린 리소스'는 작년 9월 종료된 2008회계연도에 그레고리 존슨 CEO에 530만달러의 연봉을 지급했다.

영업이익률 목표치(33%)를 2%포인트 초과 달성한 이유로 210만달러를,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 실적을 달성한 이유로 240만달러의 추가 보너스를 지급했다.

. 이 회사는 또 회사 제트기 여행,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관람권, 배우자 선물 등 15만달러 상당의 혜택을 경영진에 제공했다.

회사측은 존슨 CEO의 보수가 전년보다 35% 감소했으며 회사가 운영하는 장기 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휴스턴의 브리지웨이 펀즈의 경우 회사가 운영하는 대표 펀드는 55%의 손실을 입었고 자산 규모는 절반 정도인 3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이 회사의 창립자 존 몽고메리는 2007년에 6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는데 2008년에는 비슷한 연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경된 보상 조건이 시장 상황을 늦게 반영하는데 따른 것이다.

대신 2009년에는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구제금융을 받은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로널드 로그 CEO는 2007년에 2천5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으나 지난해 연봉은 100만달러로 뚝 떨어졌다.

채용정보회사인 '러셀 레이놀즈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채권 펀드매니저와 성장형 주식 펀드매니저들이 지난해 100만달러에서 300만달러 사이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CEO의 연봉은 자산이 1천억달러 이상인 대형 회사의 경우 1천만달러~1천600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러셀 레이놀즈 어소시에이츠는 지난 2000년 닷컴 붕괴 이후 펀드매니저들의 연봉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으나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한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