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돈을 찍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머빈 킹 BOE 총재는 시중 통화량을 팽창시키는 양적 완화 정책을 요청하는 서한을 알리스테어 달링 재무장관에게 수 일 내 보낼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9일 보도했다.

달링 장관은 킹 총재의 요청을 곧 승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OE는 금융기관으로부터 국채와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어 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고, 은행의 대출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BOE 통화정책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5일 열린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양적 완화 정책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18일 공개된 의사록에서 밝혀졌다.

BOE는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은행 설립 후 사상 최저인 1%까지 낮춰 더 이상 금리 인하 정책을 동원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양적 완화 카드를 꺼낸 것이다.

비판가들은 양적 완화 정책이 인플레이션과 파운드화의 약세를 초래할 것이라며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평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BOE로서도 심각한 경기 침체에 신중한 행보를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언스트 앤드 영 아이템 클럽의 수석 경제자문가인 앤드루 굿윈은 "은행이 이 정책을 즉각적으로, 대담하게 시행토록 허용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신용 공급의 부족은 영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최대 문제이고, 통화 공급은 신용 경색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