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2008년 10~12월) 글로벌 시장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세계 각국의 동시 다발적인 마이너스 경제 성장이 장기적인 경기 침체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가 한 발짝도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고 금융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대폭 낮추며 시장 우려를 높였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10월 -0.2~1.1%와 7.1~7.6%로 각각 예상했던 올 성장률과 실업률 전망치를 각각 -1.3~-0.5%와 8.5~8.8%로 수정한다고 18일 발표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가 동시에 경기 침체로 빠져들면서 최근의 경제 지표들이 음울한 양상을 띠고 있다"며 "FRB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경제를 번영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도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 경제가 앞으로 2개월 이상 침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는 대공황 이후 최장 기간의 경기 침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회복되는 상황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프랑스 경제일간지인 레제코와 가진 인터뷰에서 "IMF가 3개월 후 내놓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제로(0)에 바짝 다가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몇 국가들이 2차로 IMF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있다"며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는 국가가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IMF는 지난달 28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낮은 0.5%로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1960년 OECD 창설 후 49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OECD는 이날 이메일 성명을 통해 "지난해 4분기 회원국들의 평균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5%로 3분기에 이어 2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고 발표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이미아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