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빅3'가 세금을 먹고사는 공룡으로 불리고 있지만 빅3의 운명이 미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자동차 시장을 다시 주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18일 지적했다.

포천은 미 자동차 빅3를 회생시켜 글로벌 리더로서의 지위를 되찾게 하는 것이 미국 경제가 살아나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포천에 따르면 빅3는 미 정부에 추가 구제금융을 받아야만 할 처지에 있고 자칫 부도의 나락으로 떨어질 상황에 있다.

빅3가 부도나면 지난해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때와 마찬가지로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GM과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12월 미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으로 겨우 버텨왔지만 지금은 지원 자금이 거의 바닥났으며 지난달 기준으로 GM의 매출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고 크라이슬러는 전년 대비 40% 가량 급감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최근 고위 경제 참모들에게 빅3를 직접 챙기고 관리하도록 할 정도로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

포천지는 빅3가 미국의 일개 자동차 산업 부문으로만 인식돼선 안되며 첨단 기술 부문이나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21세기 첨단 차량을 개발하고 경기 회복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며 미국이 빅3가 차세대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에 오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3는 그동안 대부분의 언론 등을 통해 `우둔한 공룡' 조직으로서 구시대적이고 크기만 강조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매달려 왔고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지도 못해 스스로 부도의 길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포천지는 빅3에 대한 언론의 비판이 일리가 없지 않지만 모든 책임을 빅3에게 돌릴 수는 없다며 결코 부도 위기를 부추겨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SUV 차량의 대량 생산은 빅3의 결정이라기보다는 당시 사회적 조류에 따른 것이었고 기후변화에 대한 빅3의 미온적인 대응은 조지 부시 전 행정부의 유류세 감세 방침과 관련된 사안으로 볼 수 있다.

포천지는 "금융 위기에다 심각한 경기 침체 상황에서 빅3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나기는 어렵게 돼 있다"며 "빅3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간과해선 안되며 미래 첨단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