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논의되고 있는 자본확충 펀드가 사용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의 규제 수준이 대폭 완화될 경우 은행의 대출여력이 최대 680조원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8일 발표한 '신용경색 완화를 위한 긴급제언'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로 은행 자기자본을 확충하고 BIS 비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자본확충펀드 20조원을 전액 사용할 경우 지난해말 9월말 현재 은행권 BIS 비율(10.9%)을 기준으로 184조원의 대출 여력이 생긴다"며 "여기에 BIS 비율을 10.9%에서 8%로 낮추면 대출 여력이 약 496조원 더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은행의 자본확충을 자구책에만 맡기면 기업 자금난이 더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가 보통주 매입권리가 있는 우선주를 매입해 자금을 지원한 뒤 은행의 신용공급이 미흡하면 우선주를 행사해 보통주를 사들임으로써 경영에 개입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연구소는 BIS비율의 규제 수준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경기침체기에는 충당금 부담을 줄임으로써 신용경색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BIS 비율을 일단 낮추고 경기회복기에 비율을 다시 높여야 한다"며 "현재 시중은행에 대한 BIS비율은 10~12%로 다른 선진국의 금융기관에 비해 높기 때문에 2~ 4%p 낮출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BIS 비율 규제를 6%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일본의 경우 해외점포가 있는 14개 은행만 국제은행으로 분류해 8%를 적용하고 나머지 은행에는 4%를 적용하고 있다"며 "저축은행에 대한 권고비율(5%)과 국제은행 규제비율(8%)의 중간값인 6%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본확충뿐만 아니라 주택금융공사나 자산관리공사 등을 통해 은행의 부실자산도 일부 매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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