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영진에 대한 보수 제한이 자선사업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고소득 금융인들의 거액 기부가 뉴욕지역 자선단체들의 핵심 수입원 중 하나였다며, 보수 제한으로 인해 이들이 기부액을 줄일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자선단체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록펠러 필랜트로피 어드바이저스의 멜리사 버먼 대표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영진 보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한 금융업계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기부를 망설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의 사회단체 '시티 하베스트'를 이끄는 질리 스티븐스 씨는 기부금이 단순히 소득에 좌우되지만은 않는다면서도 금융업계의 기부금이 줄어들 공산이 큰 데다 다른 기부자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형 금융회사 경영진들이 천문학적 보수를 받기도 하지만 그들이 내는 기부금 역시 상당했다.

WSJ에 따르면 존 맥 모건스탠리 최고경영자(CEO) 부부는 2007년 860만달러 이상을 희사했고,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나 제임스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 같은 인사들도 매년 수십만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인근뿐 아니라 미시간주의 사회단체들도 자동차업체들이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는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서 기부금 부족 사태를 맞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올해 연봉이 1달러인 릭 왜고너 제너럴모터스(GM) CEO는 정부 구제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작년과 올해 상여금을 포기했으며, GM의 다른 임원 4명에게 예정됐던 현금 상여금도 절반이 삭감되는 등 경영인들의 지갑이 얇아졌기 때문이다.

미시간주의 경영 컨설팅업체 대표 피터 레밍턴 씨는 경영진 보수 제한이 사회단체에 돌아가는 기부금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운데이션 센터'의 기부금 집계에 의하면 미국의 연간 기부금 총액은 2005년에 3천억달러를 넘어선 이후 2007년까지 이 선을 웃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