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위기가 지속되면서 미국 등 금융가와 산업계 일각에서 금융 위기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거나 달러화가 붕괴될 것이라는 등 각종 경제적 통념 또는 예측들이 난무하고 있으나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분석했다.

15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침체 양상을 벗지 못하는 글로벌 산업계 전반에서 떠돌고 있는 잘못된 통념과 예측 5가지 중 대표적인 것은 신용 시장의 위기가 곧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1월 한 달 간을 포함해 최근 들어 대형 은행의 부도나 도산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신용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인데 많은 전문가들은 `불행하게도' 은행들이 당장은 대출 등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나 GE 등 일부 은행과 대기업들이 1천530억달러 어치의 악성 부채를 처분했고 대출이 일부 이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모두 미 정부의 구제금융 자금 지원 덕분에 진행된 일로 대부분 은행과 기업들의 악화된 재정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다.

금융 위기로 인해 미국 전체 산업계가 부도에 직면해 있다는 불안감과 경고성 예측이 많이 나왔는데 업계 전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는 게 바람직하다.

재계를 지배하는 적자 생존의 법칙에서 보듯 어떤 위기와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모든 기업이 무너지는 일은 전례가 없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의 분석 결과 미국내 블루칩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천16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성이 양호한 기업들은 순자산 대비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량에 불과해 대부분 부도는 커녕 경기 침체 이후에 더욱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애플이나 엑슨모빌 등 유력 기업들은 별 걱정이 없다.

달러화가 곧 붕괴될 것이라는 예측은 지난해부터 상당한 근거와 설득력을 얻고 있었지만 결국 현실과 달랐다.

2008년 상반기까지 달러화를 가진 사람들이 불안에 떨었던 게 사실이고 `금 사재기' 현상이 없지 않았다.

미국의 재정 악화나 막대한 달러화 지폐 발행 문제 등이 대두되면서 달러화 폭락은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금은 유로화나 파운드화가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달러화는 점점 강세로 향하고 있다.

미국 재정에도 문제가 없지 않지만 스페인과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유럽 각국의 신용 시장은 더욱 악화돼 있고 유로화의 가치 상승을 막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인 할 서킨은 "금융 위기가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인 현상이 되면서 달러화보다는 유로화가 오히려 더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 시장의 위기가 신용카드의 버블 붕괴 위기를 낳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비즈니스위크 등이 헤드라인 뉴스로 다루기도 했지만 미국의 경우 신용카드 부채는 1조달러 규모를 약간 밑도는 수준으로 모기지 시장에 비하면 10분의 1 가량에 불과하다.

물론 신용카드 업체들의 손실은 지난해 410억달러 규모로 만만치 않은 상태이지만 전문가들은 모기지 시장의 붕괴처럼 신용카드가 직접 위험에 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관련된 우려와 관측들은 미 의회가 최근 `바이아메리카' 조항을 넣으면서 극히 제한된 범위 내로 축소시킴으로써 상당 부분 해소되는 분위기다.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 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글로벌 경제가 일부 `보호무역' 조치 때문에 타격받을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