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가 상승세로 바뀌는 등 국내 은행들의 외화조달 여건이 다시 악화하고 있다. 러시아 등의 외환위기 가능성,올 중반 이후 선진국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북한 미사일 발사 가능성 등 국가 리스크 증대에 따른 것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장 등에서 한국 정부의 5년 만기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다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을 겪은 지난해 10월 791bp(100bp=1%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말 340bp로 낮아졌으나 지난 12일 355bp로 상승했다.

5년 만기 외평채의 CDS(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 스프레드 역시 최근 350bp를 웃돌아 연초 267bp 대비 70bp 이상 뛰었다. CDS 스프레드가 상승한다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아지고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는 의미다.

시중은행들의 CDS 스프레드는 폭등세다. 우리은행의 경우 최근 사흘 새 64bp 뛰었으며 국민은행도 51bp 높아졌다. CDS 스프레드는 정부와 국내 은행들이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할 때 기초가 되는 것으로 이 수치가 높아지면 외화조달 비용이 커진다. 외화조달 여건이 악화하자 원 · 달러 환율도 지난해 말 1200원대에서 최근 꾸준히 상승해 다시 1400원대로 올라섰다. 일부에서는 환율이 1400원대 이상에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LG경제연구원은 '국내 외국자본의 흐름 진단' 보고서에서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액은 작년 5월 말 55조원으로 2007년 초보다 10배 급증했다며 하지만 작년 10월부터 외국인이 채권 순매도로 전환했고 앞으로 추가 이탈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해외 차입 부문에서의 자금 이탈 등을 더해 금융시장 전체적으로 앞으로 최대 773억달러가 추가로 빠져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