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1차관을 마지막으로 과천 정부청사를 떠난 김동수 신임 수출입은행장(53)은 옛 경제기획원 출신이다.

물가정책과장,규제개혁심의관,경제협력국장,재정부 차관보 등 요직을 거쳤지만 전임자들(진동수 금융위원장,양천식씨)에 비해 금융분야 경험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경제 전반을 폭넓게 보고 진취적인 사고를 더 중시하는 기획원 출신답게 '발상의 전환'을 첫 번째 화두로 던졌다. 김 행장은 15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률적인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던 관행에서 탈피해 기술력이나 사업모델,아이디어의 참신성 등 무형의 장래 가치를 담보로 대출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 평가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선박 플랜트 등 수익성이 확실한 제조업 위주인 수은의 금융 서비스를 녹색성장산업과 서비스업으로까지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올해 수출감소폭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 기업의 애로 사항,특히 금융 분야에서 발생하는 걸림돌을 수은이 나서서 패키지로 해결해주는 '토털 서비스' 개발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외환시장 상황이 여전히 어려운데 필요하다면 수은이 외화 조달의 돌파구를 여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가신용등급과 똑같은 신용등급을 갖고 있는 국책은행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978년 행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를 재정부 후배들은 "가장 좋은 정책보다는 가장 현실성 있는 정책을 찾아내 그것이 시장에서 작동토록 하는 데 능력을 발휘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