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 1월부터 3천~6천 달러에 이르는 고가 자전거 판매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매우 이례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해 소비 시장이 침체를 벗어날 조짐을 보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전했다.

12일 포브스에 따르면 고급 산악 자전거 등 고가 자전거 매장을 운영하는 스캇 몽고메리는 소비 시장이 극심하게 위축된 상황에서 지난 1월부터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주 등지의 자전거 판매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몽고메리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오렌지 카운티, 애리조나주 피닉스와 투산 등지 16개 매장에서 고가 자전거 판매량이 일부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하는 징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나 애리조나주 등 서부 지역은 특히 미 경기 침체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고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들 지역의 고가 자전거 매장들은 지난해 4분기 동안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감했으나 지난 1월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16개 매장별로 지난 1월부터 매출이 약간 줄어든 곳도 있고 대부분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많게는 5% 이상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매장은 수백달러대의 보통 자전거가 아니라 3천~6천달러대의 고가 자전거를 파는 전문 업체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일개 스포츠용품인 고가 자전거를 사기 위해 돈을 쓴다는 건 통상적인 수준의 소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몽고메리는 "내 생각으론 미국내 소비 시장이 바닥권을 지난 것 같다"며 "부동산 시장이 미국 다른 지역에 비해 더 폭락한 서부 지역에서 고가 자전거가 팔릴 수 있다는 점에 비춰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포브스는 "몽고메리의 경우 2010년 시즌을 겨냥해 수주내에 고가 자전거 주문량을 올해보다 5~10% 더늘릴 계획이다"며 "딜러들의 주문량이 늘어난 것은 경기 회복을 점칠 수 있는 매우 좋은 조짐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