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버밍엄의 도미노 피자 체인점이 이슬람 고객들에 맞추기 위해 돼지고기가 들어간 페퍼로니 피자를 메뉴에서 없애버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슬람 인구가 많은 버밍엄의 홀 그린 지역에 있는 이 도미노 피자 체인점은 햄이나 돼지고기가 들어간 피자 주문은 받지 않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이 체인점은 대신 이슬람 율법에 따라 잡은 할랄 고기만을 피자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 일대에 사는 병원 직원인 크리스 예이츠는 "지난 주말 페퍼로니, 소시지, 베이컨, 미트볼 등이 섞인 피자를 주문했다가 거절당했다"며 "할랄 고기를 사용한 피자만 판다는 것은 종교적으로 편협할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적인 처사"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다른 피자 상점을 찾아 2마일을 더 가야 했던 예이츠는 "홀 그린은 여러 인종이 섞여 사는 곳이므로 이슬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인 피터 메르홀츠는 "수 년 동안 이 피자 체인에서 페퍼로니 피자를 먹었는데 이제 다른 곳으로 가게 생겼다"며 "글로벌 피자 체인인 도미노 피자가 서양의 가치와 선택을 버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피자 체인의 직원은 "최근 피자 판매가 저조해서 무엇인가 전략이 필요했다"며 "이슬람 고객을 잡기 위해 할랄고기 피자를 취급한 결과 지난 4주 동안 판매가 약간 올라갔다"고 말했다.

도미노 피자의 대변인은 "버밍엄의 그 지역은 이슬람 인구가 많고, 당연히 할랄 식품에 대한 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며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는 없으며, 홀 그린 체인점의 결정이 옳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