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회사가 12일 이사회를 열어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 6명 중 5명을 교체했다. 신한금융은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 교체 기준으로 △신한금융지주 소속 계열사의 해당 기업에 대한 대출이 기업 총자산의 10%를 넘었는지 △그룹 회장을 맡고 있어 사외이사로서 의사결정에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지 등을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 11명 가운데 이번에 교체된 사외이사는 김시종 스타 유한회사 회장,양용웅 도엔 유한회사 대표,최영훈 에이신그룹 회장 등 재일교포 기업인들과 허영섭 녹십자 회장,박병헌 대성전기 회장 등 모두 5명이다. 김병주 서강대 교수는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직후 사임했다. 김영우 한일전기 사장은 연임됐다.

새로 선임된 이사는 고부인 제주은행 사외이사,김요구 삼양물산 대표이사,윤계섭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이정일 평천상사 대표이사,정갑영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최영석 씨와이에스 대표이사 등 6명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신한 · KB · 하나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제도와 운영 현황에 대해 특별 검사를 실시한 후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 교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사외이사가 일하는 회사에 대출해 주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고 대출액 기준을 기업 총자산의 10%를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이 같은 기준을 제시함에 따라 KB금융지주 등 다른 지주회사와 은행들에까지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9명 중 3명이 기업인 출신이다. 변보경 코오롱아이넷 사장,김한 유클릭 회장,강찬수 강&컴퍼니 회장 등인데 이 중 일부가 문제가 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9명의 사외이사 중 기업인 출신이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조정남 SK텔레콤 고문,장기제 동부하이텍 부회장 등 3명이다. 신한금융처럼 그룹 회장인 사외이사를 교체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SC제일은행은 사외이사 6명 중 이승한 삼성테스코 대표이사만 기업인 출신이며 한국씨티은행은 사외이사 7명 중 기업인은 없고 금융인으로 박철 리딩투자증권 회장이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 외환은행은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가 없다.

정재형/유승호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