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들이 너도 나도 신차 출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이달에만 국산차 3종,수입차 5종 등 8개가 나왔거나 나올 예정이다.

경기 불황으로 침체에 빠진 시장에 신차를 투입,수요를 이끌어내 보자는 전략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신차가 늘어나는 것은 자동차 구매를 고려 중인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업체들은 1000만원 미만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차부터 최고 억원대인 고가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을 내놓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폭이 그만큼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거 바뀌는 국산 베스트 셀링카

다음 달 초부터는 기존 국산 베스트 셀링카의 후속 모델이 잇따라 출시돼 소비자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에쿠스'(프로젝트명 VI)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신형 에쿠스의 정식 출시일은 3월3일이지만 오는 17일 언론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외부 모습은 기존 에쿠스보다 더 세련되고 웅장하며 내부는 나무 알루미늄 등이 적용돼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신형 에쿠스는 국내 시장에서 벤츠 BMW 등 수입차와 직접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도 내달 쏘렌토 후속 모델인 'XM'(프로젝트명)을 내놓는다. XM은 기존 쏘렌토처럼 구조물이 강성을 유지하는 '프레임 철제' 대신 자동차 외형이 차체 강성을 유지하는 '모노코크' 방식을 적용한다. 그만큼 승차감이 좋아지고 내부 공간은 넓어질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현대차 중형 세단 쏘나타 후속 모델 'YF'(프로젝트명),GM대우자동차의 마티즈 후속 모델 'M300'(프로젝트명),르노삼성자동차의 SM5 후속 모델 'L43'(프로젝트명)과 SM3 후속 모델 'L38'(프로젝트명) 등도 각각 나온다.

기존 차량을 대체하는 완전 신차는 아니지만 경제성과 성능을 높인 차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국내 최초의 LPG 경차인 '모닝LPI'를 16일부터 판매한다. 연비는 ℓ당 13.4㎞(자동변속기 기준),최대 출력은 67마력이다. 기아차는 이달 초부터 '2009년형 모하비'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차량 안팎의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바꾸고 편의 · 안전사양을 확대했다. 운전자가 정해 놓은 속도로 차량을 주행하도록 한 '크루즈 컨트롤',차량 뒤쪽에서 공기가 소용돌이치는 현상을 없애주는 '리어 스포일러' 등 첨단 사양을 장착했다.

GM대우는 이달 초 준중형급 '라세티 프리미어'의 디젤 모델을 내놨다. 최대 출력 150마력에 최고 속도는 시속 208㎞다. 버튼식 시동 스마트키,앞유리 습기 자동 제어,속도감응식 오디오 음량 조절 등 첨단 사양도 갖췄다.

◆격화하는 수입차 신차 경쟁

수입차들도 신차 경쟁이 간단치 않다. 아우디는 지난달 8일 뉴 A5를 내놓으면서 신차 출시의 포문을 열었다. 2000cc 터보 가솔린 직분사 TFSI 엔진을 장착했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6.9초로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10㎞다. 아우디는 오는 4월 고성능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5도 출시해 라인업을 보강한다.

이달에는 폭스바겐의 'CC',닛산의 '알티마',렉서스의 'RX350',포르쉐의 '박스터' 및 '카이맨' 등 5종의 신차가 나온다. 폭스바겐이 지난 3일 내놓은 4도어 쿠페 'CC'는 세단의 안락함과 쿠페의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장점을 결합한 차다. 운전자가 노면 상태 등에 따라 일반(Normal) 스포트(Sport) 컴포트(Comfort) 등 3가지 주행 모드에서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 시스템을 갖췄다. 주행 중 타이어가 펑크나면 즉각 틈새를 메워 지속적인 주행을 가능케 하는 '모빌리티 타이어'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닛산은 이달 중 프리미엄 중형 세단인 '알티마'를 내놓는다. 알티마는 현재 수입차 시장 내의 베스트 셀러인 혼다 '어코드'와 10월 출시 예정인 도요타 '캠리' 등과 함께 '일본 중형차 삼파전'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2500㏄와 3500㏄ 모델이 나오는 알티마는 닛산의 첨단 무단변속기인 'X-트로닉 CVT'를 장착해 연료소비 효율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렉서스는 중형SUV 'RX350'의 새 버전을 이달 말 내놓는다. 고급 세단의 승차감과 SUV의 기능성을 두루 갖췄고 기술 혁신을 통해 연비,주행 성능,편의장치도 업그레이드했다.

포르쉐는 이달 말 신차발표회를 열고 '뉴 박스터'와 '뉴 카이맨' 2종을 선보인 뒤 내달부터 판매에 나선다. 두 모델 모두 새로 개발한 직분사(DFI) 방식 엔진을 달아 연료효율이 높아졌다. 수동 6단변속기를 기본으로 장착했고 더블 클러치 타입의 변속기인 'PKD'를 옵션으로 마련했다.

마세라티와 페라리도 내달 중 각각 '콰트로포르테 S'와 '페라리 캘리포니아'를 내놓는다. 이 외에도 △아우디의 스포츠카인 '뉴TTS' △푸조의 디젤엔진 차량인 '308 1.6 HDi MCP' △닛산의 고성능 스포츠카인 'GT-R'△인피니티의 오픈형 차량인 'G37 컨버터블' △GM의 크로스오버 모델인 'CTS왜건' 등이 올 상반기 중 소비자를 찾아올 전망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