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공사(캠코)와 주택금융공사가 내년에 뽑을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30% 깎기로 하는 등 고임금 구조를 주도해왔다는 비판을 받은 금융 공기업들이 임금 삭감에 착수했다.

정부는 한국 기업들의 대졸 초임이 지나치게 높아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데다 일자리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임금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금융 공기업 위주로 대졸 초임 삭감을 유도하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캠코와 주택금융공사는 내년도 대졸 신입 직원의 초임을 30% 삭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주택금융공사의 대졸 초임은 현재 3800만원에서 2700만원으로 줄어든다. 캠코도 내년도 신입 직원의 채용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30명 수준에서 40명으로 확대하는 대신 인건비를 동결하고 대졸 초임을 2600만원대로 30%가량 삭감하기로 했다.

대졸 초임이 3600만원 수준인 산업은행도 이를 깎아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재정부는 국책은행과 금융 공기업을 포함,공기업 전반의 대졸 초임 실태에 대한 현황 파악을 마치고 이달 중 대졸 초임 삭감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최근 주요 공기업에 대해 정원의 4% 내외에서 청년 인턴을 채용하고 임금을 110만원 안팎에서 지급하되 필요한 재원은 인건비 동결과 경비 절감을 통해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초임 연봉이 3500만원 이상인 국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을 포함한 금융 공기업,국토해양부 산하 공기업의 경우 30%,나머지 공기업들도 20% 안팎의 임금 삭감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을 제안하면서 공기업이 이를 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향후시중은행 등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차기현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