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세입이 예산보다 5000억원 늘고 세출에서 4조1000억원이 남아 4조6000억원의 세계잉여금(세수초과액과 쓰고 남은 예산을 합한 순잉여금)이 발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남은 세출 예산 중 절반(약 2조원)가량은 정부가 올초 경상비를 절감해서 다른 사업에 돌리겠다고 해놓고 끝내 다 쓰지 못해 불용 처리한 금액이다. 작년에 재정지출 확대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해놓고 정작 주어진 예산은 다 쓰지 못했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법령상 세계잉여금 4조6000억원 중 2조1000억원을 올해 추경 편성에 투입할 수 있다"며 "재정 부담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경기 부양에 쓰라고 준 예산을 남겨 또 다시 경기부양 예산으로 계산해 넣는 '도돌이표'의 연속"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일반회계의 세입은 181조6000억원,세출은 175조5000억원으로 총잉여금(결산상 잉여금)은 6조1000억원이었다. 이 금액 중 올해 지출해야 할 이월액 1조5000억원을 제외한 게 세계잉여금(4조6000억원)이다. 이는 전년(16조4000억원)에 비해 10조8000억원 줄어든 액수다.

재정부는 예산 대비 내국세가 6000억원, 관세가 1조6000억원 늘었지만 종합부동산세가 7000억원 줄어드는 등 감세 추진에 따라 지난해 국세수입이 1조7000억원 추가로 걷히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예산 대비 2조9000억원이 더 징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회계는 세입이 50조6000억원,세출이 47조4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의 잉여금이 발생했으며 이 중 이월액 1조2000억원을 제외한 순잉여금은 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