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가스가 오는 4월 처음으로 한국에 공급된다.

한국가스공사 모스크바 지사는 10일 "러시아 극동 사할린 근해에서 벌여온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프로젝트 '사할린 2'에서 생산된 액화천연가스(LNG)가 오는 4월 초 한국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국내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의 6%에 달하는 연간 150만t을, 20년에 걸쳐 공급받게 된다.

사할린 2는 당초 영국 로열 더치 셀, 일본 미쓰이 물산, 미쓰비시 상사가 각각 55%, 25%, 20%의 지분을 보유해 추진한 프로젝트로 이들 3개 투자자의 주관으로 `사할린에너지' 법인을 설립했다.

그러나 2004년 러시아가 에너지 국가 통제를 강화하면서 사할린Ⅱ에 자국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을 참여시켰고 가즈프롬이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환경 문제를 제기하며 제동을 걸었다.

결국, 2006년 12월 사할린에너지는 3개사가 보유한 사할린 에너지 지분 `50%+1주'를 74억 5천만 달러에 가즈프롬에 넘겼다.

사할린2는 해상 가스전에서 비축기지까지 연결되는 800km 상당의 가스 배관 공사가 환경 문제로 지연됐고, 해저 가스관이 지나는 일부 해역이 희귀 돌고래 서식지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가 공사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업 참여자 간 지분 다툼과 환경 문제로 공사가 차질을 빚었고 이 때문에 애초 지난해 8월로 계약된 공급 일정도 미뤄졌다.

사할린에너지는 우리나라에 앞서 오는 3월 말 일본에 700만t의 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사할린2의 연간 LNG 생산량은 1천만t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동안 원거리의 중동 및 동남아 등지에서 가스를 수입했던 우리나라는 이번 러시아산 가스 공급으로 기상 변동에 대비한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해 졌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중동에서 한국까지는 30일이 걸리지만, 사할린에서는 배로 겨우 사흘밖에 걸리지 않는다.

"라면서 "경제성과 안정성 면에서 상당한 이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8일에는 대우건설, 삼성 중공업, 풍림 건설 등 우리 기업들이 공동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러시아 최초 LNG 액화 기지 준공식이 사할린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