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액정표시장치(LCD) 유리기판 사업에 진출한다. LG화학은 10일 독일 유리 전문기업 쇼트사와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용 유리기판 제조관련 특허 ·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LCD 유리기판 사업을 편광판,2차전지에 이어 정보 · 전자소재 분야의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LCD 유리기판은 TFT-LCD의 핵심부품으로 유리 소재로 만든 투명기판 위에 전극과 회로도가 심어져 LCD패널로 만들어진다. 지난해 LCD 유리기판의 세계 시장 규모는 18조원으로 미국의 코닝,삼성코닝정밀유리,일본의 아사히글래스와 NEG 등 4개 업체가 90% 이상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르면 올 상반기중 생산공장 설립 등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도 파주LCD산업단지 인근에 확보한 부지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내에 유리를 녹일 수 있는 유리 고로를 1~2개 설치,시험 생산을 거친 뒤 투자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총 투자비는 최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 수준이 높은 원천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대신 해외에서 들여오기로 결정함에 따라 LCD 유리기판 양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기술 도입에 맞춰 공장 착공시기도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LCD유리기판 사업은 LG그룹의 숙원사업이었다. ' 유리기판-패널-TV'로 이뤄지는 사업부문 수직계열화를 위해 LCD유리기판의 자체 생산이 절실했던 것이다. LCD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는 삼성코닝정밀유리와 아사히글래스로부터 유리기판을 공급받고 있다.

LG화학은 2년 전부터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TF팀을 본사가 있는 여의도 트윈타워가 아닌 회사 외부에 두는 등 보안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당초 유리기판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해외업체 인수도 검토했지만 해외기술 도입을 통한 자체 사업 추진으로 결정했다.

이정호/송형석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