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인도 최대 소매 체인인 수빅샤가 자금난으로 경비 용역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경비인력들이 매장서 철수하면서 최근 점포 수백곳이 털리는 수모를 당했다.

8일 인도 일간지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지난주말 경비들이 철수한 수빅샤 점포 600여곳에 인근 지역 주민들이 들이닥쳐 진열된 상품을 훔치고,내부 시설을 부쉈다.수빅샤 창업주이자 사장인 R.수브라마니암은 “현재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경영난 때문에 경비 계약을 맺은 용역회사들에게 돈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약탈자들이 점포로 몰려드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손을 쓸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1997년 설립된 수빅샤는 인도 전역에 1655개 점포를 둔 인도 1위 유통기업이다.특히 2000년대 초반 인도 경제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중산층 소비가 크게 늘면서 2006년 33억루피(약 94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년만에 230억루피(6540억원)로 10배 가까이 뛰면서 인도 유통업계의 신화로 불려왔다.하지만 차입에 의지해 몸집을 불려 온 수빅샤는 지난해부터 밀어닥친 금융위기와 인도 소비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수빅샤는 비용절감을 위해 전체 매장 중 8~10%를 폐쇄할 방침이다.

수빅샤 사건은 인도 소매업계의 부진이 어느 상황에까지 이르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인도소매업협회는 올해 인도 소매업 성장률 전망을 당초 30~35%에서 15~20%로 크게 낮췄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