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침체 여파 석유수요 감소 탓

두바이유 가격이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가격을 뛰어넘는 이례적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두바이유는 국내 주 도입 유종의 기준이 되는 원유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뒤이은 실물 경제 침체로 미국 국내의 석유소비가 감소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9일 대한석유협회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7일부터 5일 현재까지 한 달 넘게 두바이유 가격이 WTI 가격을 앞지르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WTI는 지리적인 이유로 수송비용이 덜 드는 데다, 기름의 질도 좋아서 두바이유와 비교해 배럴당 4∼5달러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실제로 1월 27일부터 5일까지 국제유가 추이를 보면, 두바이 유가(배럴당 42.50달러∼44.80달러)가 WTI 유가(배럴당 40.10달러∼42.16달러)에 견줘 배럴당 2달러 가량이 높았다.

이처럼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월 1일부터 감산에 들어가고 두바이유의 주요 소비처인 중국,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비가 그런대로 유지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WTI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미국 석유수유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재고가 증가해 가격이 하락한 게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