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7위 업체인 삼선로직스가 지난 6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해운 시황이 급랭하면서 다른 회사들에 빌려준 선박의 용선료를 받지 못해 자금난이 누적된 결과다.

삼선로직스의 채권은행인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8일 "지난 주말 삼선로직스가 다른 대안이 없어 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복수의 해운업계 관계자도 "삼선로직스와 용선 관계에 있는 영업부서를 통해 신청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작년 10월 업계 17위 업체인 파크로드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한 지 3개월여 만에 10위권 내 해운업체가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해운업계의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되고 있다. 삼선로직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잇따른 클레임과 계좌 압류 등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삼선로직스는 그동안 공격적인 선박 투자와 용선 활동을 전개했지만,지난해 10월 이후 해운 시황이 얼어붙으면서 용선료를 지불하지 못하거나 빌려준 선박의 용선료를 받지 못해 심각한 경영애로를 겪어왔다. 특히 작년 말 파산을 신청한 스위스 국적 아르마다의 싱가포르 법인으로부터 4000만달러 이상을 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상황이 악화되자 빌린 배를 조기 반선했고,이에 배를 빌려준 해운사가 다시 수천만달러의 소송을 제기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했다.

해운회사에는 호황기 때 보유 선박 외에도 높은 배삯을 주고 추가로 배를 빌려 운용하거나,빌린 배를 다시 빌려주는 '용선 체인' 관행이 일반화돼 있다. 불황기에 한 업체가 도산하면 연쇄 파장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