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정보 수집비용 보전차원..부담액 미미"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과 서비스 동향을 빠르게 제공해 전 국민적 인기 아이템이 된 인터넷상의 주유소 종합정보 시스템 '오피넷'(www.opinet.co.kr)의 모바일 서비스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예산을 받아 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이 정보가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사용자들이 다소나마 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8일 정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올해 상반기내 모바일과 네비게이션을 통해 오피넷에 오르는 석유제품 가격정보 등을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하고 지난달 19일 사업자 선정공고를 냈다.

9일 마감되는 공고의 핵심은 휴대전화 단문 문자메시지(SMS)나 멀티미디어 메시지(MMS)를 통해 유가정보 제공 서비스를 담당할 사업자와 DMB 데이터방송 및 네비게이션을 활용한 유가정보 제공 서비스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휴대전화를 통해 정보를 받을 경우 서비스를 받는 개인들이 모바일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사용료를 온라인으로 결제하도록 한 부분이다.

상식적으로 서비스를 받으면 돈을 낸다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석유공사의 석유제품 가격정보 제공사업은 애초에 불완전하나마 주유소 가격정보를 제공하던 민간업체가 있던 상황에서 마구 뛰어오르던 기름값을 유통단계에서 억제하기 위해 추진됐던 정부정책이다.

정부가 예산을 지급해 공공기관이 추진해온 이 사업이 웹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공익채널 등을 통한 무료공급이 아닌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측은 수익자 부담원칙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공사 역시 주유소 가격정보를 신용카드 결제망인 부가가치 통신망(VAN) 업체를 통해 받는 탓에 이 업체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데다 정부의 예산지원이 계속될지 불확실하므로 비용보전이 불가피하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사가 통신망 이용비 정도를 보전하는 것이 목적이라해도 실제 전체 이용자들이 내야할 돈은 공사가 보전하려는 비용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민간 사업자들이 이익에 대한 기대없이 정부 사업의 하나를 맡을 이유가 없을 뿐더러 공사 측이 공고에서 "사업에 요구되는 시스템 구축, 운영 및 기타 사업추진에 소요되는 비용은 공사에서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민간업체의 비용보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휴대전화를 통해 제공되는 또 하나의 유료 서비스가 될 공산이 크다는 이야기다.

공사 관계자는 "신용카드 결제망을 이용하는데 연간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예산이 지급되지만 정부도 가급적 운영비용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수익자 부담원칙을 도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공사는 모바일 주유소 정보제공은 3월중, DMB 및 네비게이션을 통한 정보제공은 6월안에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