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 1월 미국의 실업사태가 34년만에 최악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오히려 경기부양책이 의회를 조속하게 통과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오는 9일 미 정부가 구제금융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향 등으로 급등했다.

이날 잠정집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7.52포인트(2.70%) 오른 8,280.5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5.47포인트(2.94%) 상승한 1,591.71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75포인트(2.69%) 오른 868.60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에 다우지수는 3.5% 올랐고 나스닥은 7.8%, S&P 500지수는 5.2%씩 상승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1월에 일자리가 59만8천개 사라져 1974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일자리 감소 규모는 시장조사기관인 브리핑닷컴이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예상했던 54만개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작년 11월 이후 3개월간 사라진 일자리수는 180만개에 달하게 됐다.

지난달 실업률은 12월의 7.2%보다 0.4%포인트 오른 7.6%를 나타내 1992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 역시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7.5%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그러나 악화된 실업사태는 오히려 상원에서 논의 중인 경기부양책의 조속한 통과를 기대하는 심리를 높여 증시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또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 심각한 경기침체가 계속될 수 밖에 없고 경제지표도 당분간 나쁘게 나오겠지만 이제 바닥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결국에는 경제사정이 개선될 것을 기대하는 심리가 커진 것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매닝앤드네이피어 어드바이저스의 제프리 쿤스 소장은 블룸버그 통신에 나쁜 지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이 터널 끝의 빛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증시가 악화된 지표의 영향을 계속 받을 것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낙관론을 펼쳤다.

금융주들은 9일 미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구제금융책에 대한 기대로 급등세를 보였다.

국유화 가능성 우려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케네스 루이스 최고경영자(CEO)가 국유화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26%나 올라 주당 6달러를 넘어섰다.

루이스 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먼 장래에 조차도 국유화 가능성은 없다면서 추가적인 구제금융 자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10%, JP모건체이스는 12%, 웰스파고는 17%씩 올랐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