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경기도 판교신도시 A14-1블록.분당의 주택공원에 있는 주택전시관과 판교신도시를 이어주는 대형 셔틀버스가 도착하자 십수명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한주택공사가 10일부터 공급하는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구경하는 집'을 보러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며 1층에 마련된 '구경하는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서울 사당동에서 온 김모씨는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직장과 가까운 데다 임대료도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번 와 봤다"며 "나머지 3개 블록을 모두 돌아본 뒤 청약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청약가점이 높지는 않지만 공급물량이 많고 주택경기도 침체돼 당첨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공급되는 임대아파트는 4개 블록에 2068채다. 전용 면적이 모두 101㎡를 넘는 중대형 아파트다. 청약에서 당첨되면 10년 동안 월세로 거주한 뒤 일반 분양을 받을 수 있는 임대주택이다.

동판교(A21-1 · A26-1블록)와 서판교(A6-1 · A14-1블록)에서 각각 2개 블록씩 나온다. 주택 크기별로는 143~152㎡(43~46평)형이 1024채로 많다. 125~130㎡(37~39평)형은 1007채로 가장 물량이 많다. 186~192㎡(56~58평)형과 224~228㎡(68~69평)형은 23채와 14채가 공급된다.

임대보증금과 월임대료는 2006년 공급된 중소형 임대아파트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125~130㎡형의 경우 임대보증금 1억7150만원에 월세가 65만원이다.


143~152㎡형은 보증금 1억8971만원과 월임대료는 71만원으로 정해졌다. 186~192㎡형은 보증금 2억1960만원에 월세 78만원이다.

주택 크기가 가장 큰 224~228㎡형은 보증금 2억5670만원,월임대료 84만원이다. 계약할 때 임대보증금 중 20%를 내고 나머지는 입주와 동시에 납부하면 된다.

분당신도시 정자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임대료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꼬박꼬박 월세를 내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10년 뒤 분양전환할 때인데 집값이 크게 올랐을 경우 분양자금 마련에 애를 먹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양 전환가격은 두 개의 감정평가회사가 평가한 가격을 산술 평균해 정해진다. 임차인들은 평균 감정가에서 임대보증금을 제외한 금액만큼 돈을 내고 분양을 받게 된다.

아파트는 모두 청약가점제 적용대상이다. 추첨제 물량은 한 채도 없다. 청약가점제는 84점이 만점으로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가입기간(17점)이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무주택기간은 해마다 2점씩 올라가고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1점씩 늘어난다. 부양가족은 한 명당 5점이 더해진다.

주택크기가 모두 전용면적 기준으로 85㎡를 넘기 때문에 청약예금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다. 청약예금은 거주 지역에 따라 다르다.

130㎡ 이하 주택의 경우 서울시 거주자는 600만원짜리 통장가입자여야 하며 인천시는 400만원,경기도는 300만원짜리 통장을 가진 사람이 신청할 수 있다.

공급면적이 143~152㎡형인 아파트에 청약할 때 필요한 청약통장은 서울 1000만원,인천 700만원,경기 400만원짜리다. 186㎡형 이상은 서울 1500만원,인천 1000만원,경기 500만원짜리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일반공급 신청접수는 국민은행 및 금융결제원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청약이 원칙이며 세 자녀 특별공급은 주택공원 주택전시관 2층에서 접수를 받는다.

분양은 10일에 세 자녀 특별공급이 이뤄지며 1순위 청약신청은 16일부터 이틀간이다. 2순위와 3순위는 각각 18일과 19일이다.

당첨자 발표는 세 자녀 특별공급이 오는 12일이고 일반공급은 다음 달 3일이다. 계약일은 다음달 23일부터 27일까지다. 입주는 오는 5월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후분양제 아파트여서 입주가 빠른 편이다.

세 자녀 특별공급 물량은 60가구다. 최초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만 20세 미만인 자녀를 3명 이상 가진 무주택 세대주가 신청할 수 있다. 공급가구 수의 50%를 경기도 거주자에게 공급하며 서울시와 인천시 거주자에게 각각 40%와 10%가 배정됐다.

건설현장별로 꾸며진 '구경하는 집'은 10일까지 운영된다. 분당 주택전시관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둘러볼 수 있다. 차를 가지고 가도 되지만 주차공간이 없는 데다 해당 블록도 찾기 힘들어 셔틀버스를 타는 것이 편리하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