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인 중국의 밀 주산지에 가뭄 피해가 확산되면서 국제 밀과 콩값이 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밀 선물 가격이 부셸당 5.62달러로 3.6% 뛰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21일 이후 2주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밀값은 지난해 2월 말 부셸당 13.49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후 현재 58%나 하락한 상태다. 콩 선물 가격도 이날 3.2% 상승한 부셸당 9.80달러에 거래되며 옥수수와 비슷한 강세를 보였다.

이처럼 곡물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이어진 중국 중 · 북부 지역 가뭄으로 전체 밀 경작지의 43%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면적은 1억4300만무(950만㏊)로 429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으며,207만마리의 가축들이 먹을 물이 없어 죽어가고 있다. 미국 상품 중개업체인 웰링턴상품의 제로드 리만은 "중국이 비축분까지 다 사용하고 나면 미국에서 밀을 수입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50년 만에 최악인 가뭄 극복을 위해 1급 가뭄경보를 사상 처음 발령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 국가홍수가뭄예방총지휘부가 겨울밀 주산지인 중 · 북부의 8개 성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뭄 예방 대책회의를 열고 가뭄경보를 2급에서 1급으로 높였다고 보도했다. 1급 가뭄경보는 가뭄이 성과 자치구,직할시에서 동시에 대규모로 발생할 경우 발령하는 것으로 가장 단계가 높은 것이다. 철도와 교통 · 항공당국은 가뭄 예방 물자를 우선적으로 운송해야 한다. 어징핑 중국 수리부 부부장 겸 국가홍수가뭄예방총지휘부 비서장은 회의에서 특히 밀 생산지에 대한 용수 공급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