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마다 기름값이 천차만별이다.

왜 그럴까?

물론 기본적으로는 1997년 1월부터 시행된 유가 자유화 조치 탓이다.

당시 정부는 정유사별, 대리점별, 주유소별로 석유제품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해서 팔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주유소들은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가격에다 적정한 중간이윤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지역 안에 있는 주유소끼리도 가격차이가 크게 난다.

실제로 지난 5일 석유공사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오피넷)에 올라 있는 서울 지역별 휘발유 가격 현황을 보면, 영등포구에서 가장 싸게 파는 주유소(리터당 1천414원)와 가장 비싸게 파는 주유소(리터당 1천746원) 간 가격격차가 리터당 332원이나 벌어졌다.

그렇더라도 주유소들이 마음대로 가격을 매겨 파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주유소들이 판매가격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정유업계와 주유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로 말미암아 주유소 간에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먼저, 인근 주유소와의 경쟁상황을 들 수 있다.

주유소 시장에서는 단순한 거리 개념의 접근성뿐 아니라 차량의 통행 방향과 통행량 등에 따라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데, 이것이 주유소의 판매가격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주유소의 고정 비용도 한몫한다.

같은 정유사 상표를 부착한 주유소일지라도 주유소별로 소요되는 고정 비용은 다르기 마련이다.

직영 주유소냐, 자영 주유소냐, 아니면 임대 주유소냐 등 주유소 소유와 계약형태에 따라 주유소 운영에 필요한 고정 비용이 다르며 이 부분이 판매가격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유 이외에 세차와 사은품 등 주유소들이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 혜택도 주유소 간 판매가격에 반영된다는 게 주유소업계 쪽 설명이다.

아무래도 고객에게 각종 서비스 편익을 많이 주는 주유소일수록 판매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반대로 셀프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싼 것은 기름을 운전자가 직접 넣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