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중국 은행들의 대출이 큰 폭으로 늘고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소폭이나마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경기부양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춘제(설) 효과 등에 힘입어 소비도 증가세다. 하지만 수출과 생산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은행들의 지난 1월 대출 규모는 1조2000억위안(약 240조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12월(7750억위안)과 11월(4760억위안) 대출을 합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또 제조업 업황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PMI는 1월 45.3으로 12월의 41.2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작년 11월은 38.8에 머물렀다. 비제조업의 업황지표인 비제조업상무지수도 51.0으로 경기가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선인 50을 넘어섰다.

노무라증권 홍콩사무소 순밍춘 연구원은 "PMI가 50 이하에 머물며 여전히 불황을 나타내고 있지만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은 올 1분기 성장률이 적어도 작년 4분기보다는 좋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쏟아부은 게 일시적으로 착시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며,경기가 바닥을 찍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인 피치의 원춘림 중국담당 연구원은 "대규모 프로젝트에 돈이 일시에 들어가면서 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실업이 악화될 조짐인 데다 수출이 늘고 있다는 정황이 없다는 점에서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단언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의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