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데이콤 역시 KT와 마찬가지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중심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에 나서고 있다. 직접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은 없지만 전력 소비 감소를 통해 간접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그린경영'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IDC는 기업용 서버의 운용 · 관리를 대행하는 시설이다. 이곳에 들어선 서버 · 스토리지 등 정보기술(IT) 장비는 1년 365일 쉼없이 가동된다. 이 때문에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전력 소모가 많다. LG데이콤 IDC의 연간 전기료만 100억원을 웃돈다.

LG데이콤은 IDC의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서비스 안정성과 함께 에너지 효율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냉방이다. IDC는 열이 많이 발생하는 서버를 대규모로 운영하기 때문에 냉방을 위한 전기가 많이 소요된다. 당연히 에너지 효율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LG데이콤은 우선 전산실 안의 냉각기류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전산실 바닥에 설치된 다공판 등을 조정하고,고객과의 협의를 거쳐 수시로 장비와 항온항습기의 배치(레이아웃)를 개선하고 있다. 일부 센터는 계절에 따라 외부 공기를 유입시켜 냉각에 활용한다. 이와 함께 분기별로 적외선 열화상 장치 등을 통해 고객사 장비의 냉각 상태를 촬영해 시스템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IDC 간 서버전력 소비량과 냉각전력 소비량을 비교 관리해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는 방안도 시행 중이다. 이를 위해 논현,서초 1 · 2 등 서울의 3개 센터를 대상으로 PUE(전력사용효율) 지표를 적용했다. 센터 간 에너지 효율화 경쟁을 유도해 비용 절감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절감된 에너지를 활용해 고객 서버를 추가로 수용함으로써 단위 자원당 매출도 극대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LG데이콤의 코리아인터넷데이터센터(KIDC)는 고객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기료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LG데이콤은 앞으로 들어설 모든 IDC는 고효율 전력 및 냉방 시스템 설계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또 전산실 냉각공기가 효율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구축 전에 CFD(전산유체역학) 분석 및 필드테스트를 통해 최적화된 구조설계 방안을 적용키로 했다. 전력 전달과정에서 30% 이상 손실이 발생하는 비효율적 전력 공급구조를 가진 교류(AC)서버를 대신해 직류(DC)서버도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버 공급사 및 전력장비 제작사와 함께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재 구축을 검토 중인 '가산 센터'를 비롯 신규 센터에는 DC서버 수용을 위한 전력 시스템 및 건축 구조를 반영할 계획이다.

또 에너지 효율성을 중심으로 전력 시스템 및 기계 시스템을 채택하고 발광다이오드(LED),DC 서버,연료전지 등 차세대 고효율 시스템 및 신재생 에너지 신기술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