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가전제품에 이어 자동차에서도 '샤샹(下鄕) 정책'을 실시한다.

샤샹은 농민이 물건을 살 때 정부가 구입가격의 일부를 보조해 주는 것이다. 농촌경제 부흥과 내수부양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중국 경제일보는 4일 공업 · 정보화부가 50억위안(약 1조원)의 예산을 편성,'자동차 샤샹'을 실시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농민들이 삼륜차나 1300㏄ 이하급 자동차 그리고 저속 화물차 등을 구입할 때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실시기간은 다음 달부터 올 연말까지다. 1300㏄ 이하급 자동차의 경우 정부가 자동차산업 지원을 위해 실시키로 한 취득세 면제 대상이어서 농민들은 이중의 혜택을 보게 된다. 중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혜택이 주어지면 25만대 이상의 수요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앞서 작년 말 14개 성에서 세탁기 냉장고 TV 휴대폰 등을 대상으로 시범실시한 '가전 샤샹'을 이달 초부터 전국으로 확대한 바 있다. 중국 인민일보는 이와 관련,매입가격의 13%를 보조해 주는 '가전 샤샹'이 실시된 뒤 농촌의 가전제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1월 초부터 중순까지 15일간 가전제품 판매가 12월의 90%에 육박했으며,특히 세탁기는 4배가량 늘어났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농촌의 소비를 늘리려고 하는 이유는 내수부양과 빈부격차 축소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도 샤샹 정책에 대한 일부 비판이 나오는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구매 능력이 없는 농민들이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샤샹 정책의 혜택을 보기 위해 대출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할 경우 농가부채만 증가,결국 더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가전 샤샹의 경우 판매가격이 냉장고는 2500위안(약 50만원),컬러TV · 세탁기 2000위안(약 40만원),휴대폰 1000위안(약 20만원)의 가격제한이 있어 가전업체들의 저가제품 양산을 유도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의 산업정책인 첨단 고부가가치화에 역행,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가격제한으로 삼성 LG를 비롯한 고급 제품 메이커들은 한정된 모델만 참여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