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녹색 경영은 공격적이다. 에너지를 절감하는 차원을 넘어서 친환경 트렌드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는다.

현대중공업이 주목하고 있는 친환경 사업 아이템은 풍력과 태양광 두 가지다.

우선 전북 군산 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설비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달 초에는 전북도청에서 풍력발전설비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전라북도와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1057억원으로 오는 9월까지 1단계 공사를 마친 뒤 점차 공장 규모를 늘려 나갈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공장에서 2013년까지 연간 800㎿급(주택 약 26만가구 사용분)의 풍력발전기를 생산해 주로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풍력발전설비 제조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연간 1조6000억원의 매출과 5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길선 사장은 "미래 성장 엔진인 신재생에너지 발전 산업을 더욱 확대시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전라북도를 풍력발전 설비 생산의 메카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력 발전은 환경 오염이 없는 청정 에너지로 각광받으며 최근 국내외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덴마크 풍력발전 컨설팅 회사인 BTM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 310억달러 규모인 풍력발전 시장 규모는 2017년까지 2500억달러로 8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연간 증가율이 30%에 육박하는 고성장 시장인 셈이다. 세계 풍력발전 시장은 덴마크 베스타스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독일 에너콘 등 상위 10개사가 91%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태양광 발전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태양광 발전을 꼽고 2014년까지 세계적인 태양광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1997년 태양광 발전 사업성 연구를 시작으로 울산과학대에 10㎾급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소규모 태양광 설비 위주의 사업을 진행한 뒤 2005년에는 울산시 선암동에 20㎿급 태양광 모듈 공장을 설립했다.

태양광 사업에 나선 지 불과 1년 만에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 시장에서 6000만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수주한 데 이어 작년 5월에는 충북 음성에 태양광 발전의 핵심 부품인 태양전지 생산 공장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태양광 발전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두 340억원을 투자해 1만8360㎡ 부지에 조성한 이 공장은 태양전지와 태양광 모듈(module · 부품 수십 개를 한꺼번에 조립한 반제품 형태의 부품 덩어리)을 각각 연간 30㎿ 규모로 생산한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