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에 하이브리드 카를 연 100만대씩 판매하겠다. 2020년에는 전 모델의 하이브리드 카를 개발하겠다. "(도요타)

"2010년 전체 판매의 10%를 하이브리드 카로 채우겠다. 2015년엔 50만대씩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혼다)

"2012년까지 총 16종의 하이브리드 카를 내놓아 새롭게 도약하겠다. "(GM)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는 친환경차 개발계획이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카는 2007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52만대가 팔렸다. 전년보다 35% 늘어난 것으로 업계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서 고부가가치와 수익성 위주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데 따라 글로벌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카 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세계 5위 완성차업체인 현대 · 기아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 · 기아차는 차세대 성장동력을 '그린 카'에서 찾겠다고 선언했다.

◆준중형 하이브리드 카 올해 첫선

현대 · 기아차는 올 7월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카를,10월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 카를 각각 양산하기 시작한다. 이 모델은 휘발유나 경유보다 훨씬 저렴한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가솔린 차량 기준으로 환산한 연비는 ℓ당 21.3㎞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종전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53%가량 연비를 향상시킨 것이다.

이기상 현대 · 기아차 하이브리드개발실장(상무)은 "아반떼 하이브리드 카에 세계 최초로 리튬폴리머 전지를 탑재해 기존 전지보다 성능은 비슷하면서도 원가를 절반으로 낮췄다"며 "이는 하이브리드 카의 선두 주자로 볼 수 있는 일본 도요타도 아직 채택하지 못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현대 · 기아차는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 카에 이어 내년에 쏘나타급 중형 하이브리드 카를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이 차로 내수시장은 물론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발 업체들과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쏘나타급 중형 하이브리드 카는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60~70%가량 연비가 높은 게 특징이다. 회사 측은 ℓ당 20㎞ 정도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속 단계에서 내연기관의 도움 없이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풀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핵심부품 국산화에도 성공

현대 ·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카 양산을 위해 배터리 컨트롤러 등 핵심 부품 대부분을 국산화했다. 이에 따라 가격과 품질 면에서 충분한 시장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정밀 전자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한 클러치 접합방식과 연비 및 양산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6단 변속기 채택 등 경쟁 업체와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했다.

현대 · 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양산차를 내년 3만대,2018년에 50만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 인력 및 조직을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수소연료전지 차량은 2012년에 조기 실용화할 계획이다. 2012년 1000대를 시작으로 2018년 연간 3만대를 생산하기로 했다. 수소연료 전지차 부문에선 핵심 부품인 100㎾의 스택을 독자 기술로 개발했으며,내년까지 전체 부품의 99%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다. 현재의 하이브리드 카 기술을 바탕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상용화 시점은 2013년 이후다.

현대 · 기아차는 내년에 하이브리드 카 개발로 인한 고용 효과가 2200여명,생산유발 효과가 4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에는 각각 3만7000명 및 7조원 규모로 효과가 커진다는 계산이다. 수소연료 전지차 부문에서도 2018년 9000여명의 고용 증대 및 1조7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지원 사격

현대 · 기아차가 세계 시장에서 친환경 차로 승부를 걸기 위해선 관계사인 현대모비스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의 경쟁력이 향후 현대 · 기아차 친환경 차의 품질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현대모비스도 미래 성장동력을 친환경차 부문에서 찾기로 했다. 임채영 모듈사업본부장(부사장)은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 카 부품 개발에만 총 1000억원을 투자하는 한편 현재 60여명인 하이브리드 카 부품 연구개발 인력을 200여명으로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구동 모터 및 통합패키지모듈(IPM)에 대한 양산 준비에도 착수했다. 구동 모터는 일반 차량의 엔진 역할을 분담하고,IPM은 전기 모터 및 배터리 제어 기능은 물론 배터리 전압을 저전압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갖춘 장치다. 향후 하이브리드 카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 및 수소연료 전지차에도 두루 쓰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