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최대 50%까지..임원들은 자진반납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전자계열사들이 4일 연봉의 최대 50%에 달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Profit Sharing)을 지급했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성과급이 지급되자 이날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주변은 모처럼 훈풍이 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임원들은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에 따른 고통 분담 차원에서 지난 달 결의한대로 전무급 이상은 PS의 전액을, 상무급은 PS의 30%를 자진반납해 직원들과는 표정이 달랐다.

PS란 각 사가 연초 수립한 이익목표(연결기준)를 연말에 초과할 경우, 그 초과 달성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를 이듬해 초에 지급하는 삼성만의 독특한 성과급 제도이다.

삼성전자의 사업부 가운데 휴대전화를 담당하는 정보통신 사업부와 LCD 사업부 직원들이 가장 많은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PS를 받았다.

네크워크 사업부는 30% 이상을, TV 사업부는 약 30%를, 경영지원은 32%를 받았고, 시스템LSI 사업부도 두자릿수를 받았다.

반면 최악의 실적을 낸 메모리 반도체는 1∼2% 정도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SDI는 전지사업부가 20%에 육박하는 PS를 받는 등 10%대의 성과급을 챙겼다.

앞서 삼성중공업과 테크윈 등 몇몇 계열사들은 지난 주에 성과급 지급 절차를 마쳤다.

당초 삼성은 지난해 4분기에 본격화된 경기침체와 올해의 불투명한 전망 등을 고려해 성과급을 한자릿수 수준에서 지급할 것을 고려했으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정상 지급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대신 삼성전자 임원들이 PS를 자진반납함으로써 회사의 재정 부담을 줄였다.

평소 높은 연봉을 받는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PS를 반납해 직원들의 PS를 올리는 데 일조한 셈이다.

삼성 핵심관계자는 "비상 경영상황을 감안하면 PS를 한자릿수 정도로 지급하는 것이 맞지만, 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해 상향 조정된 것"이라며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희생해서 직원들에게 좀더 몫이 돌아가도록 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