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갈수록 많은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무역흑자와 외국기업들의 투자 등으로 세계의 자금을 빨아들였던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중국인들이 더 많은 돈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고 외국 기업들도 돈을 빼가고 신규 투자는 둔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한 온라인 부동산 중개업체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압류주택 경매를 위해 최소 40명의 중국인들을 모집한 여행에는 너무 많은 신청자가 몰려 400여명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홍콩에서는 중국 본토의 부자들이 다이아몬드 등 보석을 사려는 열풍이 일고 있고 상하이의 일부 기업들은 서구의 기업들이 안전한 채권 투자도 마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려움에 처한 미국 기업들이 발행한 고수익.고위험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수출로 번 돈을 갈수록 적게 국내로 송금하는 대신 해외에 비축해 놓고 있다.

이런 현상 속에 중국의 외환보유고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의 외환보유고 증가분은 404억5천만달러에 그쳐 2004년 2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4분기 중국의 자금 유출액은 2천400억달러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왜 중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이런 추세가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지가 경제 전문가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중국으로의 자금 유입세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는데 따른 무역흑자로 인해 여전히 계속되고는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개인들의 자금 유출과 투자 둔화로 자금 흐름은 거의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이유로는 급성장하던 중국 경제가 약화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홍콩의 펀드매니저인 헨리 리씨는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실해지면서 왜 돈을 중국에 놔둬야 하는지에 의문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중국이 그동안 미 국채를 사들이면서 무역수지 적자와 재정적자자로 고통을 받아온 미국에 자금 제공 역할을 해온 것에 영향이 올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문은 중국에 달러가 더 적게 들어온다면 중국이 엄청난 미 국채를 계속 사들일 자금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