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비용 증가로 자기자본에 눈 돌려

신용경색으로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어렵고 회사채 발행도 쉽지 않은 등 금융비용이 증가하면서 유럽 기업들이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에 나설 태세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 유럽의 비(非) 금융업 기업들은 신주 발행을 통해 최대 3천억유로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닷컴 붐' 직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증자 열풍을 이뤘던 2001년 이후 최대 규모다.

골드만삭스는 "금융비용 증가, 영업 부진 및 일부 재무건전성 악화에 직면해 기업들은 주식투자자들에게 자금조달의 '틈'을 메워달라고 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비금융 기업들은 1천억~3천억유로를 신주 발행으로 조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지난주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5번째 광산그룹인 엑스트라타(Xstrata)가 할인발행을 통한 41억파운드의 증자 계획을 발표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현재 유럽 기업들의 자기자본 대비 순부채비율이 54%로 1988년의 48%보다 6%포인트 정도 높은데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하면 이를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잇단 대규모 증자로 쏟아지는 물량을 주식시장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상승 랠리'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 역시 만만찮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