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국제통화기금(IMF) 예측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4%는 주요 20개국(G20) 중 꼴찌일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성장률(0.5%)보다도 낮은 수치여서 충격적이다.

지난해 11월 전망 때와 비교해봐도 한국은 6%포인트가 한꺼번에 깎여서 러시아(-4.2%포인트) 터키(-3.5%포인트) 아르헨티나(-3%포인트) 등 성장률이 많이 낮아진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성장률 수치가 조정됐다.

그 이유를 IMF는 한국의 대외개방도에서 찾고 있다.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2차 대전 이후 최저치인 0.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이 영향으로 한국은 수출이 급감하고 이에 따른 내수 위축이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다는 얘기다.내수 기반이 작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small open economy)을 감안할 때 경제 위기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IMF는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성장잠재력이 약 4% 수준임을 감안하면 IMF는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한국은 약 8%포인트나 성장률을 까먹는다고 분석했다.하지만 이같은 전망은 다소 석연찮은 구석도 있다.우리만큼 대외의존도가 큰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8.5%에서 6.7%로 -1.8%포인트 조정하는데 그쳤다.일본(-2.4%포인트) 인도(-1.2%포인트) 등도 미세 조정에 그쳤다.

또한 수출이 감소하더라도 수입이 함께 줄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IMF의 전망치(1.1%포인트)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변수다.지난해 4분기에 대외여건이 최악이라는 평가 속에서도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9%포인트를 기록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취약한 내수 기반은 쉽게 치유될 수 없는 ‘아킬레스건’이라는 평가다.IMF는 내수 부문의 성장기여도를 -5.1%포인트로 내다봤다.따라서 대외여건에 따른 한국 경제의 변동성을 해소하려면 장기적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차츰 바꿔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