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요즘 쿠웨이트 여성들 사이에서는 숙면에 도움을 주는 한국산 바이오 건강 베개가 신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란에선 모래 바람에 강한 고가 한국산 세탁기가 인기다.

#사례 2.이슬람 여성들의 미용 열풍을 겨냥해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던 미국산 보톡스는 얼마 전 된서리를 맞고 자취를 감췄다. 성분에 돼지 추출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지된 것'이란 의미를 지닌 '하람(Haram)' 제품으로 낙인 찍힌 탓이다.

8억명에 달하는 이슬람 여성층이 새로운 틈새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미(美),육아,건강 · 다이어트,럭셔리 · 웰빙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KOTRA는 2일 '부상하는 이슬람권 여성 소비 시장 공략 포인트'라는 보고서에서 중동,북아프리카,인도네시아,터키 등 이슬람권 여성 소비층이 '블루슈머'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개인 부의 40%를 여성이 소유하고 있으며,이슬람권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일정 분야에서 여성 의무고용 비율을 30%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 등 여성의 사회 진출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최동석 KOTRA 중아CIS팀장은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에 두르는 히잡이 패션의 일부로 자리잡으면서 고가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비롯해 눈 화장품,모발 관련 미용기구,다이어트 용품,노화방지 제품,욕실 용품,체형 교정기 등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삼 녹차 등 건강 기능 제품도 수출 유망 품목으로 꼽혔다. 지난해 중동지역에 대한 전체 수출은 266억4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2% 증가할 정도로 한국 제품 인지도도 높아졌다.

최 팀장은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되는 것'이란 뜻을 가진 '할랄(Halal)'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