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회견…"모든 방법 동원"
위안 '절하' 강력부인 안해…보호주의 경고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중국이 "추가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순방 마지막 방문지인 런던에 도착한 원 총리는 1일 발간된 파이낸셜 타임스 회견에서 중국이 경기를 자극하고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임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4조위안(5천850억달러 가량)의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시의적절하며 단호한 새로운 (경기부양) 대책을 취하게 될 것으로 본다"면서 "모든 조치가 경기 후퇴를 막기 위한 선제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의 막대한 저축이 세계경제 침체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터무니없는 우스꽝스런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위안이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원 총리가 '분명하게 부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위안 환율을 균형 있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베이징의 방침"이라는 원 총리의 원칙적인 답변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원 총리는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발언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해명했다고 중국측으로 첫 확인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한편 원 총리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회동에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 경제가 지난해 12월 마지막 열흘간 개선 조짐을 보였다"면서 "재고가 줄어들고 산업 생산도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해 4.4분기 6.8%로 위축된 성장률을 올해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 및 소비 진작을 통해 8%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그는 침체를 계기로 보호주의가 되살아나는 점을 지적하면서 "무역과 투자에서 보호주의 움직임이 제기되는 것을 저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자바오는 파이낸셜 타임스 회견에서도 오바마와 후진타오간 "다른 목소리가 있었다"고 말해 미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을 중국측이 경고했음을 시사했다.

원 총리는 또 중국농업은행의 재자본화에 3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임을 파이낸셜 타임스 회견에서 밝혔다.

당초 예상 규모는 200억달러였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파이낸션 타임스는 지난달 30일자에서 전면 자체 광고를 통해 "원자바오 총리가 이례적으로 서방 매체에 단독 회견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