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전복에 20여개 상품서 6천만원 수령
부인ㆍ장모 방화살인 의혹 증폭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의 보험사기 의혹 행각이 속속 드러나 보험금을 노린 아내.장모 방화살인 혐의를 짙게 하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강은 덤프트럭을 운전하던 지난 98∼99년 2차례에 걸쳐 트럭 화재로 1천300만원과 2천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또 99년에는 불이 난 트럭을 도난당했다며 5천700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2000년에는 자신이 세를 내 운영하던 순대가게 화재로 3천6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2000년 10월에는 자신이 몰던 티코승용차가 전복되는 자차사고로 140일을 입원한 뒤 6천만원의 보험금을 받는 등 3년에 걸쳐 5차례에 걸쳐 모두 1억8천600만원의 보험금을 챙겼다.

특히 티코 전복 사고로는 가입해 놓았던 20여건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수령했다.

별다른 고정수입이 없던 강은 이 사고 이전에 보험료를 매달 100만원 가량 냈으며 6천여만원을 챙긴 후 보험을 모두 해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강이 티코 전복으로 20여개 보험에서 보험금을 받은 것은 극히 비정상적인 것으로, 트럭 화재 등 앞서 4개 사고로 보험금을 받으며 학습효과를 얻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은 경찰 조사에서 "보험 가입을 많이 하고 싶어서 한 것뿐"이라고 형편과 어울리지 않은 보험 과다 가입에 대해 궁색하게 답했다.

강은 이어 2005년 10월 30일 네 번째 아내가 장모 집 화재로 장모와 함께 숨지기 전 3개 보험회사에 최고 6천만∼2억7천만원을 수령할 수 있는 운전자상해보험 등 4개 보험을 아내 명의로 가입해 4개 보험 최고액인 4억8천만원을 타냈다.

화재 5일 전에는 혼인신고를 해 법정상속인을 장모가 아닌 자신으로 바꿔 놓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강호순은 경찰에서 "화재 사고로 아내가 사망한 이후 자포자기 상태로 1년여 간 방황한 이후 여자들만 보면 살해 충동을 느꼈다"며 장모 집 화재가 자신이 저지른 방화가 아님을 강하게 전제하고 있다.

경찰은 그럼에도 강이 수 년에 걸쳐 수많은 보험상품에 가입해 보험금을 타낸 전력이 있고 그의 집에 보험에 관련된 책자까지 있는 점 등을 들어 보험금을 노린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