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인 영업이익률 지속 하락
"대외여건.기업경쟁력 악화가 요인"


국내 대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대외여건까지 악화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의 수익성은 2004년 사상 최대의 호황 이후 원.달러 환율 급등락과 고유가 등 원자재가 상승,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충격에 이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속절없는 추락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 대표적 수익성지표인 영업이익률 급감

2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융업종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40위 대기업 중 최근까지 작년 실적을 발표한 30대 대기업의 2004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04년 12.07%였던 이들 기업의 평균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05년 9.48%로 2.59%포인트 낮아진 데 이어 2006년에는 7.80%로 하락, 전년보다 1.68%포인트 낮아졌다.

이어 2007년에는 7.74%로 2006년보다 0.06%포인트가 낮아져 하락폭이 다소 둔화됐으나 지난해는 6.72%로 전년보다 1.02%포인트가 낮아지면서 하락폭이 다시 커졌다.

이는 2004년 1천원어치의 제품을 팔아 120원의 이익을 남겼으나 2005년엔 94원, 2006년과 2007년엔 78원과 77원의 이익을 남겼고, 작년엔 67원의 이익밖에 남기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시가총액 1위 상장사인 삼성전자는 2004년 영업이익률이 20.85%였으나 2005년 14.03%로 하락했고 2006년과 2007년엔 11.76%와 9.41%로 밀렸으며, 작년엔 2004년 영업이익률의 4분의1 수준인 5.67%까지 추락했다.

영업이익도 2004년 12조168억원에서 2005년 8조597억원, 2006년과 2007년 6조9천339억원과 5조9천428억원으로 줄어들더니 작년엔 4조1천34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태양전지의 필수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국산화한 대표적인 대체에너지기업인 동양제철화학은 2004년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12.43%에서 지난해 27.88%로 높아졌고, KT&G도 38.50%에서 36.88%로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해 눈길을 끌었다.

◇ "대외악재에 경쟁력 약화로 당분간 지속"

전문가들은 각종 대외악재에다 기업의 경쟁력 약화까지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하고 최근 경기상황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유가 등 한 두개 변수에 따라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의 구조조정 효과가 2005년부터는 상당히 약화됐고, 기업의 경쟁력도 떨어져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올해는 무엇보다 기업의 영업환경에 크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경기가 좋지 않아 앞으로 개선될 수 있는 여지는 당분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이 세계의 공장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의 등장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비용이 커진 부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에 국한된 현상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기업이 함께 겪는 문제일수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곽세연 기자 nadoo1@yna.co.kr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