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작년 여름 거의 배럴당 150달러 가까이 이르렀다 폭락한 여파로 세계적인 대형 석유회사들의 실적 악화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은 30일(현지시간) 작년 4.4분기 순이익이 78억2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의 116억6천만달러보다 33% 감소했다고 밝혔다.

엑손모빌은 이 기간의 유가 하락이 32억달러 가량의 이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엑손모빌은 그러나 4분기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체로는 452억달러의 이익을 올려 2007년의 406억달러보다 11% 증가한 역대 최고의 실적을 냈다.

이는 작년 하반기의 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작년 여름까지 이어진 고유가로 많은 이익을 거둔데 따른 것이다.

유가는 작년 7월의 최고치에서 70% 넘게 떨어진 상태다.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작년 7월11일의 배럴당 147.27달러에서 지금은 배럴당 42달러선으로 71%나 하락했다.

엑손모빌 뿐 아니라 로열 더치 셸, 코노코 필립스, 옥시덴털 등 다른 대형 석유사들의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셸은 전날 4분기에 2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혀 10년 만에 분기 손실을 냈다.

1년전에 84억7천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인 이런 실적은 역시 유가 급락에 따른 것이다.

셸은 4분기 손실로 작년 전체 순이익도 262억8천만달러로 전년보다 16% 줄었다.

미국 3위의 석유업체인 코노코필립스도 작년 4분기 318억달러(주당 21.37달러)의 순손실을 내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 옥시덴털도 4분기에 순이익이 4억4천300만달러로 1년전보다 69%나 급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