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30일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신용 경색에 따른 소비 위축 심화로 -3.8%에 머물렀다고 잠정 집계했다. 이는 1982년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5.5%)보다는 소폭 나은 것이다.

4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소비지출의 급격한 감소가 주도했다. 금융위기,주택가격 하락,실직사태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경기 위축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와 가구 등으로 대표되는 내구재 소비 감소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작년 9~12월 4개월 동안 190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실업자가 급증한 점도 경기를 악화시킨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조너선 바질레 크레디트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하강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올 1 · 2분기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DP 하락폭이 예상보다 작은 것으로 전해지자 뉴욕 증시는0.3%가량 오름세로 출발한 뒤 등락을 거듭했다.

한편 작년 12월 우리나라의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8.6% 줄고 제조업 공장가동률은 62.5%로 추락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18.6%,전달보다 9.6% 감소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조찬 모임에서 "작년 4분기가 침체의 시작이고 올 1 · 2분기도 다를 게 없다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박준동 기자 chihiro@hankyung.com